billeeon
그래도 프라도(Museo del Prado) 본문
우리 부부의 스페인 여행은 쉼표였다.
정신없이 빠르고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에서 벗어나
아주 잠시라도 숨을 고르자는 뜻에서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관광지를 돌아다니기보단
아주 천천히 하루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그래도 프라도는 가봐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프라도 박물관을 예약했다.






우리는 시간이 조금 걸리지만
그래도 프라도까지 산책하듯 걸어가 보기로 했다.
이곳저곳 구경도 하고
중간중간 지치기도 하고
가는 길이 꽤나 즐거웠다.




드디어 도착한 프라도 박술관
크기에 놀라기도 하고 건물양식에 또 놀라고
무엇보다 이 많은 양의 작품을 언제 다 보나 놀랐다.

만약 날이 좋았다면 표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섰을지도 모른다.
분위기와 풍경이 너무 좋아서 말이다.
하지만 스페인의 여름은 해를 반드시 피해야만 한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예매를 인터넷으로 해결했다.



너무 더워 지치는 와중에도
입구를 보니 설레이는 이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프라도 박물관 내부는 사진을 찍을 수 없어
우리 부부는 열심히 이 넓은 박물관을 돌아다니며 작품을 구경했다.
아르헨티나가 이민국가이며 특히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보니
많은 것들이 유럽(특별히 스페인)의 것들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스페인의 역사관광은
아내를 통해 아르헨티나의 역사에 스페인이 얼마나 뿌리 깊은지를 직접적으로 깨닫게 되는 순간들이었다.
아내와 다니며 중간중간 보이는 역사적인 인물들을 마주칠 때마다
아내는 간략히 설명해 줬고
만나는 인물마다 아내는 바로 그들의 이름을 나열해 줬고
어떤 일을 했는지 무슨 사건들이 있었는지를 설명해 줬다.
그렇게 아내 덕분에 나는 더욱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관계를 알게 되었고
그들의 역사 공부를 짧지만 강력하게 하는 시간이 되었다.

프라도 박물관에서 가장 보고싶었던 작품
프란시스코 고야의
<1808년 5월 3일>
보자마자
속에서 감탄을 했으며
그 후에 감상을 했다.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처절한 분노
그리고 그 자유를 막아서는 군인들
자유는 위대한 것이며,
그것을 지키는 사람은 위대한 사람이다.
-Thomas Paine
그들은 위대한 것을 위해 위대한 사람들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위대함을 손에 쥐었다.
그림 한 점이 전해주는 이야기는 매우 강렬했다.
사진에서 보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무언가 강함이 있었다.
비싼 산책으로 시작한 스페인 여행이
이 작품 하나로 인해 값진 산책이 되었다.
'Nuestra Vida > España'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바스는 핑계고 띠오 뻬뻬는 안녕하셨다. (1) | 2025.03.21 |
---|---|
빠에야, 젤라또 그리고 마드리드 (0) | 2025.03.20 |
스페인의 여름은 뜨거웠고, 마드리드의 바람은 시원했다. (2) | 2025.03.14 |
이번 여름은 마드리드였다. (4) | 2025.03.14 |